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기술과 디지털 미디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인간 삶의 본질적인 ‘경험’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 책 <경험의 멸종>은 이런 문제의식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철학, 사회학, 심리학, 문화 비평을 넘나들며, 우리가 ‘경험’을 어떻게 정의하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퇴색되고 있는지 작가는 심도있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인간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경험이 기술 문명 속에서 점차 소멸되고 있다’는 경고다. 크리스틴 로젠은 우리가 사물과 환경, 타인과 맺는 관계에서 ‘경험’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감각과 공감 능력, 정체성 형성, 윤리적 판단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감각’은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경험 중 하나이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은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는 가장 직접적인 통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현대인의 삶이 디지털 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함에 따라, 이러한 감각이 점점 마비되고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읽고 소비하는 방식은 직접 무언가를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감각적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 세대가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흙을 만지고, 생물을 관찰하던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는 현상은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감각은 훈련되어야 한다. 현대의 디지털 환경은 감각 훈련이 아닌 감각의 축소와 왜곡을 초래한다.
